호빗:스마우그의 폐허 2차 관람 후 잡담. by 고가



1차 관람기.

처음에는 CGV 평일 3D 쿠폰이 있다고 동생을 꼬셔서 눈이 펑펑 온 목요일 저녁에 보러갔다. 그게 또 하필 난생 처음보는 HFR이어서 너무 오랫만에 관람하는 3D와 겹쳐서 정말 적응하는 데 적어도 30분은 걸린 것 같다. 안보던 걸 보니 어질어질 해서....

이렇게 눈을 버리다 보면 DVD화면 보기가 너무 괴로워지는데... 블루레이를 지르고 싶어지는 때는 이런 때이긴 하지만 그건 다른 잡담이고. 하여간 술통 액션씬과 스마우그 깽판씬은 3D로 보는 보람이 있어서 매우 만족했다. 술통 액션씬은 하이프레임으로 보는 게 더 나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소린 얼굴이 잘 안보여서(=집중이 안되어서) 다시 2차 관람 시도.

2차 관람 후 두서 없는 후기 총 정리.

1. 원작에는 나오지도 않는 레골라스가 매우 길고 오랫동안 한참동안 액션을 하는데.... 피터 잭슨이 지금 엘푸 덕후들을 노리고 영화를 만드는 건가 하는 생각밖에 안 들었다. 난 난쟁이 덕후인데? 엘프 컨셉 일러스트레이션은 매우 좋아하지만 동굴 건설 난쟁이들의 건축물들은 시각적으로 취향에 직격인데 너무 조금밖에 안 나온단 느낌이 좀 들었다. 갈라드리엘도 극찬한 난쟁이 도시들이 더 나오면 좋겠다. 그리고 타우리엘 자체는 맘에 들었지만 연애라인은 누가 봐도 무리인데. 킬리가 잘생기긴 했지만, 영화를 보고 그 둘을 커플링하는 팬들이 나올리가 없다. 공식으로 밀어봤자 감흥이 안 온다고.

2. 역시 원작에 나오던 동화적인 요소들이 많이 삭제되었다. 1편에서 빌보와 골룸의 수수께끼 놀이부분이 원작에 꽤나 충실해서 극장에서 볼 때 너무 좋았는데, 싫어하는 사람들도 많았다고 들었다. 쓸데없이 길다고.... 호빗 자체가 스마우그도 말발로 이겨먹은 동화라구요 동화. 액션이 없는 것도 아니고 전투도 많지만 반지 제왕과 연결...이 되긴 하지만 의식을 너무 많이 한 것 같다.
하여간 베오른 집 장면이 가장 당황스러웠다. 간달프가 다시 난쟁이들을 세야 하는데 1편에서 그러고 2편에서 끝끝내 안 나오다니. 간달프는 유치원 선생님처럼 하나하나 챙기는 캐릭터인데!
그리고 엘프들은 드워프들을 가둬놔도 잘 먹여주는데 먹는 씬 자체가 2편에는 없다. 3편에는 먹는 씬이 좀 나왔으면 좋겠다. 하긴 반지제왕 본편에도 메리와 피핀이 사루만 식품 저장고를 터는 장면이 삭제되긴 했었지.

3. 끝나는 타이밍이 내 생각보다 좀 일렀다. 적어도 스마우그는 죽이고 나서 끝날 줄 알았는데. 제목도 the desolation of Smaug면 스마우그를 죽이던가 아니면 스마우그가 폐허를 만드는 걸 보여주던가. 호수마을로 가기도 전에 끝나다니. 설마 에레보르가 그 폐허라고 주장하는 건 아니겠지... 금이 넘쳐나더만. 사족으로 포브스지 선정 가상세계 부자 1위를 여러 번 차지한 스마우그의 금덩이를 눈으로 보는 건 참 즐거웠다.
3편은 그러면, 스마우그를 바르드가 때려잡기까지 여러가지 상황들을 복잡하게 만들어 넣은 다음에, 돌 굴두르 전투도 병치해서 집어넣고, 다시 스라두일과 소린과 인간과 고블린 전투를 하겠다는 건가? 간달프가 오려면 좀 바쁘게 빨리 와야 할 것 같은데? 사실 스마우그가 죽고 나서 소린의 꼬장이 한참 이어져야 하는데 그러면 영화적으로 늘어질 텐데 뒷감당은 어찌 하려고... 빌보가 다시 엘론드네 집에 가서 먹고 놀고 하는 장면도 넣고 바쁘겠다. 그나저나 베오른은 어쩔 건지 궁금하다. 베오른이 일족 끌고 와야 하는데 왜 한 명밖에 안 남았다고 허세?를 부리는지 감독의 저의를 모르겠다.

4. 스마우그 말 많은 건 알았지만 진짜 말이 많다. 목소리가 컴버배치니까 전부 용서되긴 하는 데다가 왓슨이 연기를 너무 잘해...
두 번째로 봐도 스마우그가 황금드워프상을 보고 눈이 똥그래지면서 좋아하는 장면은 정말 귀엽다. 그리고 무능해... 멍청해서 끝까지 살아남은 용인가 싶기도 하고. 그리고 두 번째 보니까 더 확실해지는 의문이, 금덩이 위에서 불을 뿜는데 그 금들은 하나도 안 녹아?!?! 저온화염용숨결이라는 새로운 기술인가... 금은 지키겠다는 스마우그의 마법인가 궁금하다.
참, 그러고 보니 금화와 보석 위에서 너무 오랫동안 자다가 온 몸에 금화와 보석이 다 달라붙은 그 건 또 왜 삭제가 ㅠㅠ 스마우그가 반짝거려야 하는데 도금 한번으로 끝내서 살짝 유감이다.

5. 아휴 소린 너무 잘생겼고... 진짜 정말 너무 잘생겼고 목소리도 너무 좋고. 목소리 들으러 또 극장가고 싶어질 것 같다.
내리기 전에 3차 관람 갈 지도 모르겠다. 영화 중간중간 망가지려는 소린을 조금씩 암시하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는데...두번째 관람하니 콩깍지 때문에 잘 안보였다. 소린 성격이 나쁘긴 하지. 원래 엄청 나쁜데(?) 영화에선 지나치게 멋있긴 했다. 아켄스톤 가져갔다고 빌보 내치고 전쟁 통에 듀린 왕족이 줄줄이 사망하는 씬은 어떻게 되려나 궁금하다. 킬리는 연애 플래그만 세우고 죽는건가? 하하하하. 어쩐지 원작 파괴로 갈것 같다는 불길한 생각이 들긴 하는데, 다인이 군대 끌고 와서 도와주고 결국 방계로 드워프 왕족 가계가 이어지는 공식 설정을 버릴 수는 없을 것 같다.

6. 그러고 보니 드는 의문이, 빌보는 아켄스톤을 챙기긴 한건가?

7. 스란두일 분량이 생각보다 길었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팬서비스라던가 팬서비스라던가 스란두일 덕후들을 위한 씬들만 모아놨다건가 짤방 생산을 하기 위한 씬들만 편집해서 나왔단 생각밖에 안 들었다. 텀블러를 너무 봤나 보다.
그런가 하면 스란두일 대사들이 조금씩 뜬금 없어서 웃겼다. 리 페이스 목소리도 좋아서... 이런이런. 

8. 엘프들 캐스팅할 때 분명히 콧대보고 캐스팅한게 틀림없다. 타우리엘과 스란두일의 콧대는 정말 완벽하더라. 옆모습이  환상이다.

9. 바르드 연기도 생각보다 좋아서 맘에 들었다. 그냥 포스터나 스틸컷만 봤을 때에는 외모가 레골라스와 비슷했는데 연기급이 달라서 혼동이 가진 않던데.
사실 뜬금없는 역인데 애썼다... 원작에서 진짜 조금 나오는데. ㅠㅠ

10. 사실 2차 관람기를 쓰게 된 건 다른 게 아니라 엔딩송 때문이었는데, 이렇게 줄줄이 재미도 없이 길게 쓸 줄 알았다...

두 번째 보고 나서 확실히 깨달았는데. 노래 가사에 나오는 게 소린 대사였다.
소린이 에레보르 서쪽 guard room 인가 하여간 거기에서 스마우그를 때려잡자고 결의하는 그때.

"If this is to end in fire, then we shall all burn together."

벌써 자막 번역 까먹었다. 이렇게 불속에서 끝날 거라면 같이 불타 죽겠다는 배짱 대사.

스마우그가 호수마을로 날아가는 장면으로 끝나고 나오는 노래는 소린의 노래인 듯.


Oh misty eye of the Mountain below,
Keep careful watch of my brothers’ souls,
And should the sky be filled with fire and smoke,
Keep watching over Durin’s son.


If this is to end in fire, then we shall all burn together,
Watch the flames climb higher, into the night.
Calling out father oh, stand by and we will watch the flames burn auburn on the mountainside.


And if we should die tonight we should all die together.
Raise a glass of wine for the last time.
Calling out father oh, prepare as we will watch the flames burn auburn on the mountainside.
Desolation comes upon the sky.


Now I see fire, inside the mountain.
I see fire, burning the trees.
I see fire, hollowing souls.
I see fire, blood in the breeze.
And I hope that you’ll remember me.


Oh should my people fall then surely I’ll do the same.
Confined in mountain halls we got too close to the flame.
Calling out father hold fast and we will watch the flames burn auburn on the mountainside.
Desolation comes upon the sky.


Now I see fire, inside the mountain.
I see fire, burning the trees.
I see fire, hollowing souls.
I see fire, blood in the breeze.
And I hope that you’ll remember me.


And if the night is burning I will cover my eyes,
For if the dark returns then my brothers will die.
And as the sky is falling down it crashed into this lonely town.
And with that shadow ‘pon the ground I hear my people screaming out.


I see fire, inside the mountain,
I see fire, burning the trees.
I see fire, hollowing souls.
I see fire, blood in the breeze.
I see fire, (oh you know I saw a city burning) fire.
I see fire, (feel the heat upon my skin) fire.

And I see fire burn auburn on the mountainside.


반지제왕 2편 끝에 나왔던 골룸노래에 필적하는 스토리 노래다. 

그냥 듣다보면 난쟁이들만 해당하는 노래는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가사까지 보고나니 좀 아리송하긴 하다. 뒤로 갈수록 코러스들이 합류하긴 하지만.

발번역해둔 파일이 폰에 있어서 나중에 올려볼까 생각 중.


가사가 함께 나온 유튜브 동영상 링크.


덧글

  • 에반 2013/12/16 00:58 #

    5번 - 맞아요... 소린이 너무 잘생겨서 원작의 고집불통 탐욕쟁이 노인드워프 소린은 온데간데....리처드 아미티지란 배우를 알게해줘서 고맙긴하지만..뒷감당 어떻게 하려고...흡 설득력 없이 잘생긴 캐릭터입니다 ㅠㅠ 필리 킬리도 마찬가지..

    7번 - 개인적으로 리페이스의 팬인데..다른 필모그래피의 공기 분량을 생각하면 호빗2는 많은 편이라고 생각해요..(싱글맨을 생각하면 슬픔이..) 위엄있게 나와줘서 만족입니다. 3편에도 좀 많이 나와줬으면 ㅠ

    8번- 타우리엘의 코 보고 헉한 1인 추가합니다...와 저건 순정만화에 나올거 같은 코 더라구요 어째저리 날렵하고 뾰족하고 아름다운지;;;; 조각상인줄...
  • 고가 2013/12/16 15:55 #

    저도 리처드 아미티지 덕질을 시작하려고 합니다. 호빗은 아미티지로만 러닝타임 때워도 성공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리 페이스도 필모그래피 뒤지고 있는 중이에요. 호빗 자체도 덕질인데 또 다른 덕질로 빠지게 하다니 역시 피터 잭슨은 덕질이 뭔지 알아요. ^^

    타우리엘 콧날은 두번째 봐도 정말 예술이더라구요. 와...정말... 3차관람 가야겠어요.
  • 2013/12/16 04:36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3/12/16 15:56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rururara 2013/12/16 17:39 #

    6. 영화상으로는 아켄스톤을 챙기는 것을 못봤어요.
  • 고가 2013/12/16 18:26 #

    하지만 그러면서도 슬쩍 챙겼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3편에서 사실은 챙겼지롱 이러고 나오는 건 아니겠죠? 바르드한테 넘겨서 그 이후 소린의 쫀쫀함을 보여줘야 하는데...

    호빗 1편 다시 보니까 빌보가 프로도한테 트롤 동굴에서 보물 한 상자 챙긴 게 다라고 하더라구요. 스팅과 미스릴 체인이야 ...

    그러고 보니 소린이 빌보한테 미스릴 갑옷을 챙겨줘야 하는군요. 아하하하하 닭살 돋을지도! 기대됩니다.
  • 블랙하트 2013/12/16 18:33 #

    3. desolation에는 '황무지'라는 뜻도 있습니다. 그렇게 해도 별로 안맞기는 하지만...

    4. 보물 위에서 불을 뿜은것 때문에 보물들이 빨갛게 달궈지고 그 위를 빌보가 뜨거워 하면서 달려가는 장면이 있었죠. 녹을까봐 살살 뿜은건지도...
  • 고가 2013/12/16 22:25 #

    스마우스가 너무 물러요^^ 소중한 금덩이가 아까워서 난쟁이도 못 죽이고^^ 아 그러면 영화가 너무 빨리 끝났겠네요.

    황무지라고 해도 음 걍 스마우그가 호수마을로 떠나는 걸 강조해서 3편을 꼭 보면 나올거라는 예고일지도 모르겠어요. 전 그냥 낚이는 중입니다. ^^
  • 여람 2013/12/16 20:39 #

    1. 전 보면서 나름 난쟁이들 건축물을 다채롭게 잘 보여줬다고 생각했어요. 여기저기 도망다니면서 심지어는 대장간까지! 데려가고 말이죠'ㅂ'
    2는 여러모로 아쉽습니다. 영화 보고 생각나서 다시 책 읽는 중인데 이건 포인트와 줄거리만 따온 다른 얘기라고 생각하려고요. 사실 영화 자체로서는 재미있게 봤거든요>ㅂ<
    4 같은 경우는 그냥 열심히 보느라고 말이 많은 것도 못 느꼈어요;; 제가 좀 몰입을 잘 하는 모양입니다, 허허허... 엘프들은 팬서비스라기보다는 감독 자신이 신나서 마구 들이부은 느낌마저 들지만 보면서 흐뭇해서 좋았습니다~

    감상 잘 읽었습니다~
  • 고가 2013/12/16 22:29 #

    저도 너무 몰입한 편이어서...베네딕트가 쉴새없이 떠드는데 지루할리가 없죠. 끝나고 생각하니 참 말을 많이 했더라구요. ^^

    난쟁이 건축물 씬을 1편에서 다시 보니 비슷한 구도의 씬이 있더라구요. 공을 들인 만큼 에레보르재건씬이 다음 편에는 많이 나오면 좋겠습니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호빗 진짜 재밌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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