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니발] 시즌 2 정주행 이틀째 by 고가

에피소드 13 피날레까지 보고 감독이 보여준 투철한 장인 정신에 감탄(!!)했다. 고로 블로그에 내 감탄을 남겨놓기로 결심.




1시즌도 그랬지만 그 변태성에도 불구하고 시각적으로 예쁘니까 다 용서할 수 있고 눈이 호강하는 게 좋아서 그냥 잘 봤다. 잔인한 장면도 처음엔 보기 싫었는데 좀 익숙해지니까 그냥 조형물을 만든 미술팀에게 순수하게 칭찬과 격려(만드느라 얼마나 힘들었겠어...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정도)하면서 볼 수 있었다.
예쁜 소품도 많고 의상팀도 정말 어디서 저런 무늬 옷들을 찾아내는지 렉터 박사가 매번 입고 나오는 양복 텍스쳐 하며 넥타이도 똑같은 걸 매는 적도 없는 것 같고 알라나와 모리에 박사는 다양한 색깔(여기서도 같은 옷은 잘 안 입는 것 같지만) 착 달라붙는 드레스들을 잘만 걸쳐 입고 나오더라. 알라나는 푸른색, 모리에는 새빨간색.


근데 시즌 2 도대체 왜 둘이 저렇게 오랫동안 연애하는지 보다가 넘어갈뻔 했다.

아주 변태성을 극한까지 보여주기로 작정했는데 아주 대놓고 윌과 한니발이 차례로 속을 떠보면서 목숨 거는 연애하는 걸


그렇게 보여줘봤자 장대하게 깨질거면서 스케일과 디테일만 엄청나다.(스케일은 시체 수로 측정)
브라이언 풀러가 뭐했던 사람인지 잘 모르지만, 색깔 놀이와 톤조절 놀이에 뛰어나서 화면은 지금 보기에 근사하게 뽑아내는 게 좋음. 마틴 옹 책 중에 피버 드림 제작해 주면 정말 좋겠네. 그 책도 캐릭터들이 색상 별로 이미지 컬러 잡고 색조 놀이하는데 상당히 강렬하니까... 음... 개인적인 망상이고.

시즌2는 1보다 디테일은 좀 건성인데 얘기가 좀 더 꼬여서 그런 것 같다. 짜임새가 느슨한게 눈에 보임. 그래도 마지막에 보니까 하고 싶은 건 다 하려고 정말 노력한게 보인다. 한니발은 윌과 같이 어딘가로 가서

사랑의 도피가 되리라고 생각한거야 뭐야.
그 유사가족을 만들려고 쏟아부은 피만 해도 양이 굉장할 텐데 윌이 따라와 줄거라고 생각한 건지 로맨틱한건지. 아니면 본래 습관대로 하려고 했을 수도 있지만 그렇게 보기엔 미묘해서(입질이 오는 느낌이 미묘하달까).

한니발이 실망 내지는 절망하는 장면 보니 가슴이 조금 짠한데(모니터 밖에서만 박사님의 팬이니까) 로맨틱한 게 맞는 것 같지만 윌이 이미 파괴적이라고 지적한 마당에 깨진 컵이 가 붙게 만드는게 아니라 멀쩡한 컵 또 깰 게 뻔한데 뭔가 될 거라고 생각한 거 자체가 웃... 아니 그래도 좋지만 어디선가 뒹굴면서 웃고 싶은 기분이 동시에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이게 뒤늦게 키보드 두드리는 이유.

시즌3이 나온다니까 다행이지만, 계획대로 6시즌까지 나올것 같지는 않다. 지금도 좀 늘어지는데 좀 쳐내도 되지 않을까 싶은 부분도 있었으니까 연애 부분만(아니면 변태성 부분만) 집중해서 만들면. 좋을 거 같아요 감독님. 그러고 가다가 NBC가 내버리면 아마존이라도 주워가주면 좋겠어요.


본격 잡담.

1. 난로에다 노트 태우는 장면이 제일 좋았지만 못찾아서 사진은 비슷한 걸로 대체.
윌이 한니발 본격 낚시질 하는 장면 중 하나니까 비슷하지 싶다.

2. 윌이 낚시질을 본격 선언하고 이번 시즌에는 어째 생선 요리들이 잔뜩 나온다? 재료가 문제니까 아무래도 식인(우웩) 요리들은 말이 많았을 것 같지만.




3. 칠튼 박사 귀여워... 그리고 견습 FBI 요원은 하나도 귀엽지 않았다. 시즌 1과 인상이 많이 다른 데 내 기억이 어떻게 된 모양.

4. 강아지들도 귀여움.

5. 푸른 색 셔츠 입은 윌도 귀여움.

6. 자기 증언이 판사한테 기각당하자 매우 삐지는 렉터 박사가 생각보다 귀여웠다. 그 다음 장면은 식겁하고 말았지만(어우) 이벤트 호라이즌 같은 영화는 보는 게 아니었는데...이러다가 매달린 거 보면 트라우마 생기겠다.

7. DVD 내주면 좋겠다.... 아니 디뷔디 화질은 요새 맘에 안 드니 이러다 블루레이 지를 거 같다.

8. 참, 베벌리 말고 증거처리하는 그 CSI들이 원래 개그 담당이었나? 포지션이 좀 달라진 느낌.